분류 전체보기 (19)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詩콜콜 -10- 밤에는 역설, 이장욱 X 고은의 이야기 "내가 조용한 가구를 닮아갈 때 그건 방 안이 아니라 모든 곳, 거기서 당신이 나타났다. 밤이라서 너무 환한 거리에서. 바로 그 눈 코 입으로." 이장욱, 「밤에는 역설」, 『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』, 문학과 지성사, 2016 시詩콜콜 -9- :내 청춘의 영원한, 최승자 X 소피의 이야기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.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.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. 최승자, 「내 청춘의 영원한」, 『이 시대의 사랑』, 문학과지성사, 1999 좋은 단어 있으면 소개 시켜줘 : 7번째 만남 ‘피카레스크(Picaresque)’ ㅡ페이지페이지의 , 그 일곱 번째 만남 : ‘피카레스크’ 피카레스크 속 악인들은 타고난 병리적 현상인 ‘싸이코패스’나 ‘쏘시오패스’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요. 후천적으로 무감함을 습득하게 된 사람들이랄까요. (환경적 요인에 의한 행동양식 조차 결국 유전적 기질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도 있지만요.) 어떤 사람이 무감한 사람이 될까, 감정이 피곤한 사람이 ᄆ.. 시詩콜콜-8- : 영화처럼, 진은영 X 고은의 이야기 *영화처럼, 진은영 (...) 아름다운 선율들은 우리의 부드러운 녹색 목에 걸리기도 전에 모든 시도들은 끊어진 목걸이처럼 희미한 바닥으로 쏟아졌다 탐정 영화처럼 범인인 우리가 어디로 도망치든 찾아내는 죽음이 있을 뿐 자막이 올라가고 어둠 속에서 공허가 커다랗고 흰 입술로 아우성쳤다 무성영화 여배우의 과장된 표정으로 악당들, 악당들, 악당들 시詩콜콜-7- : 나의 다른 이름들, 조용미 X 소피의 이야기 *나의 다른 이름들, 조용미 페르난두 페소아는 알베르투 카에이로이자 리카르두 레이스이고, 알바루 데 캄푸스이다 그의 이름은 수십 개, 이들은 이명동인이지만 또한 이명이인이고자 한다 나는 어디까지 나일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나임을 증명할 수 있으며 어느 순간 나의 다른 얼굴을 드러내어서는 안 되는가 나는 내가 아닐 수 있는 가능성으로 똘똘 뭉친 이 진실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한순간 전의 내가 한순간 후의 내가 아님을 부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내가 내가 아님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독한 일 나의 삶을 살다가 또 다른 나의 삶으로 돌아오는 것은 치밀한 환상이 필요한 일 내가 죽기 전에 다른 나의 죽음을 목도해야 하는 일은 정교한 시간 배치가 필요한 일 나는 왜 시종일관 오로지 나 자신.. 좋은 단어 있으면 소개 시켜줘 6번째 만남 : ‘민네(Minne)’ ㅡ페이지페이지의 , 그 여섯 번째 만남 : ‘민네’ ⠀ 로맨스 소설의 기원이 궁정식 사랑인 ‘민네(Minne)’를 다룬 궁정 소설이라는 걸 아시나요? 중세 시대 궁정에서는 기사와 귀부인의 사랑 이야기가 유행했는데, 그것이 당대 귀족 계층이 사용하던 ‘라틴어’가 아닌 그 이외 계층이 주로 쓰던 ‘로만자(Roman)’로 쓰여 지면서, ‘로만자로 집필된 저급한 연애 이야기’라는 뜻에서.. 시詩콜콜-6- : 나의 자랑 이랑, 김승일 X 고은의 이야기 * 나의 자랑 이랑, 김승일 넌 기억의 천재니까 기억할 수도 있겠지. 네가 그때 왜 울었는지. 콧물을 책상 위에 뚝뚝 흘리며, 막 태어난 것처럼 너는 울잖아. 분노에 떨면서 겁에 질려서.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, 네가 일을 할 줄 안다는 것이. 이상하게 생각되는 날이면, 세상은 자주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투리 같고. 그래서 우리는 자주 웃는데. 그날 너는 우는 것을 선택하였지. 네가 사귀던 애는 문밖으로 나가버리고. 나는 방 안을 서성거리며 내가 네 남편이었으면 하고 바랐지. 뒤에서 안아도 놀라지 않게, 내 두 팔이 너를 안심시키지 못할 것을 다 알면서도 벽에는 네가 그린 그림들이 붙어 있고 바구니엔 네가 만든 천가방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좁은 방 안에서, 네가 만든 노래들을 속으로 불러보면서. .. 시詩콜콜 -5- : 내부의 안부, 김소연 X 소피의 이야기 *내부의 안부, 김소연 엽서를 쓰고 있어요 너에게 쓰려다 나에게 오래전에 살았던 주소를 먼저 적었어요 엽서의 불충분한 지면에 고양이가 와서 앉았아요 고양이가 비킬 때까지 연필을 놓고 고양이가 비킬 때까지 연필이 제 그 림자를 껴안은 채로 누워 있는 걸 바라보다 연필과 연필의 그림자 사이를 기어가 는 개미를 지켜보았어요 아침에 세면에 속에서 만났던 두꺼비에 대해 엽서를 쓰려다 거울 속에서 보았던 검은 얼굴에 대해 쓰고 있어요 친해질 수 없었던 얼굴과 친숙해져버린 천한 사람 에 대해 빵부스러기로 축제를 여는 개미와 빵에 잼을 발라 허기를 비켜가는 나 사이에 잠깐의 친분이 싹트고 있습니다 엽서를 쓰고 있어요 나에게 쓰려다 두꺼비에게 조금 전에 만났던 누군가를 조금 전에 감정으로 회상하기 시작했을 때 엽서에다 .. 시詩콜콜 -4- : 반가사유, 류근 X 고은의 이야기 좋은 단어 있으면 소개 시켜줘 : 5번째 만남 ‘예쁘다’ ㅡ페이지페이지의 , 그 다섯 번째 만남 : ‘예쁘다’ ⠀ 이번 단어는 어쩐지 익숙하죠? 익숙한 단어를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았답니다. 늘 보았던 사람이 새삼 낯설어지거나, 나를 설레게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💗 ⠀ P.S. 첫 장의 “예쁘다.”는 표지 속 여성을 지칭하는 말일까요? 그 분이 하는 말일까요? 마지막 장에 나타난 아기가 예쁜 걸까요.. 이전 1 2 다음